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.

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도,

배우나 감독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이들도 모두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.

그리고 영화보다, 어쩌면 더 사랑하는 고양이의 사진과 이야기도 블로그의 상당부분을 채우고 있었습니다.

 

그러던 어느 날, 가장 사랑하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제가 일 년 전 썼던 글이 그대로 방송되는 걸 들었습니다.

십 년 넘게 들었던 프로그램이었기에 처음엔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.

다음 날 방송국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을 했고 담당작가로부터 제 블로그가 아닌

어떤 홈페이지에서 본 글귀를 메모했다가 방송원고에 쓴 것이라는 변명아닌 변명을 들었습니다.

그 홈페이지가 어디인지를 물었지만 오래 전이라 찾기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.

제 입장에선 납득하기 정말 어려운 이야기입니다.

 

미약하게나마 블로그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었고 꿈이 있었습니다.

새 글을 쓰기 위해 준비할 때마다 참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습니다.

포스팅마다 '글의 무단도용을 금지한다'는 글을 마지막에 덧붙인 것이 얼마나 부질없었는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.

 

올 초 블로그의 총 방문객 수가 만 명을 넘었습니다.

하루에 만 명 이상 방문하는 블로그도 셀 수 없이 많지만 저에겐 그동안 정성들여 쓴 글에 대한

소중하고도 큰 보답의 수라 생각했습니다.

참 행복했던 순간이었습니다.

그런데 그 만 명 중에 한 명 아니, 어쩌면 제가 알지 못한 더 많은 사람이 저의 글을 일부건 전부건

무단도용을 했을 생각을 하니 더는 글을 공개로 해놓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. 

 

따뜻한 댓글을 남겨주셨던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.

 

 

 

 

 

+ Recent posts